고교 수학 공부법(단권화 노트법)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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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수학 공부법(단권화 노트법)
이 글은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 때 알게 되는 단권화 공부법을 어떻게 하면 고교 때부터 적용시켜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살펴 본 것입니다. 수학 교사, 강사 분들이 보는 웹사이트에 올려 비평을 받았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 일반 학생과 학부모님께도 글을 드려 봅니다. 이 글 다음으로는 학부모님께서 학생 공부를 효율적으로 돕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차례 1) 중학 수학 공부와 고교 수학 공부의 차이 2)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 3) 수학 교재 분석 4) 실력 정석 공부 문제 5) 단권화 공부법 6) 단권화와 학원 공부의 조화
3) 수학 교재 분석
먼저 글에 들어가기 전에 제 생각으로는 고교 수학 공부를 어렵게 만든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교재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래에 비판적인 내용이 많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현재의 수학교재보다 더 좋은 책자를 만들 능력은 없습니다. 저는 다만 각 책자의 장단점을 분석해 필요한 것만을 추려 맞춤형 단권화 책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글을 쓰겠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고교 수학 교재는 크게 4가지이며 추가로 학교 선택 문제집이 있습니다.
1) 개념서(이론서): 공식 유도가 나와 있고, 예제와 연습문제가 나와 있는 것(개념원리, 정석, 바이블 등),
2) 내신 문제집: 공식 요약만 쓰여 있고 유도는 없으며 문제수가 1000제를 넘는 것 들(쎈 등). 개념서를 본 뒤에 문제집을 푸는 경우가 많음.
3) 수능 기출 문제집: 수능 기출, 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기출, 교육청 모의고사 기출 문제 등을 연도별, 단원별 등으로 수록한 것. 대표적인 것이 단원별로 수록된 자이스토리임
4) EBS교재: 수능 특강(기초 수준), 수능 완성(중급 수준) 등입니다.
5) 학교 선택 문제집이란 자기 학교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의 익힘책과 내신 관련 문제집을 의미합니다. 이것도 학교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봐야 합니다.
각각이 모두 필수이기 때문에 각 부문마다 하나 이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교재 선택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남이 보는 대표적인 것은 나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평가 방식의 시험 과목에는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상대평가는 등수제 평가 방식인데, 여기서는 '나는 최소한 남이 대부분 맞은 것은 나도 맞을 수 있도록 공부한다'는 공부법이 기본입니다. 따라서 남들이 대표적으로 보는 교재는 나도 봐야 합니다. 실제로 남들이 많이 보는 교재가 체계가 있고 내용도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문제집이든 문제 배열 순서가 단원별로 배열된 것이어야 단권화 작업에 도움이 됩니다. 시간별 배열(수능 기출 문제집의 연도별 기출문제), 난이도별 배열(상,중,하로 나눠진 문제집)의 문제집은 서로 연결되는 문제를 각각의 책에서 찾기가 어려워 단권화가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능 기출 문제집은 단원별로 배열된 자이스토리를 많이 봅니다.
EBS교재의 경우 고3학년 3월부터 방송되는 수능특강은 기초 과정 교재라고 보아 건너뛰고 (또는 연습문제 정도만 풀고), 수능 완성과 고득점 N제만 보는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기초 과정도 공부해야 한다면 수능특강부터 공부합니다.
내신 문제집에서는 쎈이 많이 추천되며, 어차피 자기 교과서 출판사의 내신 문제집을 한 권 더 봐야 하므로 이 두 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선택의 갈등이 생기는 것은 개념서인데 정석 실력편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고(기초가 약하면 개념원리를 먼저 보고 정석을 보라는 말도 함), 바이블을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내신 공부가 수능 공부가 분리되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가능한 개념서(+내신 문제집)에 수능기출문제와 EBS교재의 핵심 및 고난도 문제를 옮겨 정리해서 단권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념서를 잘 선택해야 하며, 위의 문제집 들에서 어떤 문제를 버리고 어떤 것을 살릴 것인가에 대해 확실한 기준을 가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수능 시험에 대해 잘 알고, 수학을 잘 하는 사람(교사나 학원 강사)에게 도움을 구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제 교재에 대한 불만을 적어 보고, 교재 선택 요령과 단권화를 위한 교재 선택도 말씀드려 봅니다.
저는 고교 수학 교재에 대해 '너무 문제 풀기가 어렵다'고 느낍니다. 이는 해설집의 두께가 두껍다 얇다 식의 해설이 자세하냐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책자 자체의 체계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를 자세히 써 보겠습니다
한국 고교 수학 교재는 외국의 경우 대학 수준의 수학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적분 부분만이 아니라 정수, 수열, 삼각함수 등도 쓸데없이 어려운 연습문제가 많습니다. 이렇게 책 내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책자가 대학 교재 형식이어야 합니다. 대학 교재 형식은 한 마디로 글로 된 설명이 많은 방식입니다. 책자가 단순히 정리 증명과 문제 나열 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자세한 글로 이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자세히 말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계산위주 과목(수학,과학,공학, 회계 등)에서 계산 문제 내용을 기술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는 계산을 본문 자체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주로 공식유도와 대표적인 문제를 서술할 때 쓰입니다. 줄글로 쓰이며, 수식의 각 부분이 어떤 생각 흐름(연상)에 의해 이어지는가를 글로 일일이 설명하게 됩니다. 또 답만 달랑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의 특성을 설명하며, 문제의 조건(초기 조건)이 바뀜에 따라 해가 어떻게 변할지도 설명해 줍니다. 나아가 해를 구하는 방법이 다른 문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특히 문제를 풀기 전에 '이 문제는 어떤 이유로 풀어야 하는 것인지와 관련된 유형으로는 다음의 문제들이 있다' 식의 내용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연 설명이 많기 때문에 본문에 서술된 문제를 익히고 나면, 응용력이 높아집니다.
둘째로는 예제로 풀이하는 방식입니다. 대개 예제는 본문에 삽입된 형태(주로 박스 내부)로 있거나 예제 번호를 달아 본문과 구별하게 됩니다. 주로 공식이 유도된 뒤에 그 공식을 어떤 정형화된 패턴에 따라 적용하는 문제가 예제로 나옵니다. 예제에서는 답을 구하는 과정까지는 자세히 나오지만 해의 특성을 분석하거나 문제의 의의(어떤 상황과 관련된 문제이며, 어떻게 변형가능한 것인가)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본문에 나온 문제 풀이에 비해 예제 풀이로는 응용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세째로는 연습문제 방식입니다. 이는 주로 책의 장별로 맨 뒤에 문제가 몰려 있는 형태입니다.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오며, 여러 부문의 내용이 섞인 문제도 나옵니다. 대학에서는 상당수의 책자가 연습문제에 대해서는 답만 실려 있고, 풀이도 없습니다. 풀이가 없는 것에 비해 풀이가 있는 책자가 당연히 더 좋은 책자이며, 훨씬 유명합니다(따라서 풀이가 있는 책자를 우선적으로 택합니다). 풀이가 실려있다고 해도 답을 구하는 과정 위주로 적혀있고, 서술된 내용도 생각 흐름이 건너뛰도록 된 것이 많아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연습문제 방식으로 푸는 것은 예제 방식으로 푸는 것에 비해 응용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동일한 문제가 본문 설명, 예제, 연습문제로 나와 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고2학년 1학기에 배우는 수열에서는 하노이탑 문제가 나옵니다 (세 개의 막대에 대해 원반 옮기기의 횟수 구하기 문제) 많은 분이 아시듯이 하노이탑 문제는 대학 이산수학(또는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다루는 문제로 재귀 기능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본문에서 설명하는 경우에는 재귀 기능이 어떤 경우에 나타나고 그를 점화식으로 어떻게 나타내며, 그에 따라 최종 결과값을 구하는 공식이 어떻게 유도되는가를 자세히 설명하며, 답(원반 이동 횟수)를 구한 뒤에도 재귀 기능이 나타났을 때 빨리 알아차리는 요령 등을 서술해 줍니다. 실제로 서술된 양도 2쪽 분량에 가깝습니다.
예제로 다뤄진 책자에서는 단순히 원반 이동 그림을 몇 개 그려놓고 그를 수식으로 전환한 뒤에 지수함수적 관계가 나타난다는 말을 적고서 바로 답을 구하게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된 풀이를 보면 왜 이 문제가 나왔는지도 모르고, 어떤 유형의 문제가 이와 관련된 것인지도 모르게 됩니다. 다만 이 문제 자체는 실수없이 풀 정도가 됩니다.
연습문제로 다룬 경우에는 해설 공간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림도 없고, 수치적으로 추상화된 이동 횟수가 몇 개 적혀있고 바로 일반식(점화식)을 구해 답을 구하는 식의 해설이 써 있습니다. 이렇게 풀이된 경우 풀이는 사실상 3-4줄에 불과하게 됩니다 (책을 절반으로 접어서 서술한 경우 8줄 정도) 이런 풀이는 잘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여기의 내용을 다른 것에 응용해서 풀거나 관련 문제를 풀 때 재귀 관련 내용을 유추해서 푼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동일 내용을 본문에서 다룬 경우 관련 문제 10문제를 더 풀 수 있게 된다면, 예제로 다룬 경우에는 관련 문제를 3문제 더 풀 수 있을 정도의 응용력이 생기고, 연습문제로 다룬 경우 똑같은 문제 외에는 거의 응용해서 풀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책자가 고교 수학 책자와 다른 점은 주요 문제가 본문이나 예제로 다루어져 있고, 여기는 수식보다는 줄글로 된 설명이 많아 전후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된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고교 책자는 대부분이 도입부와 공식 유도 부분의 약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식만으로 되어 있어서 이해가 잘 안됩니다. 게다가 시험에 나올 만한 것들은 주로 연습문제로 다루어져 있고, 거기에는 설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어떤 책자는 연습문제의 풀이가 대부분 '준식은 다음과 같다'라는 식으로 시작되어, 도대체 왜 그렇게 푸는지와 전체적인 풀이 방향의 설명은 아예 생략한 경우도 있음)
대학 책자가 설명이 많도록 만들어진 이유는 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이 많아 생각의 흐름을 말로 설명하면서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해법을 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배경 설명, 풀이 윤곽이나 해결 포인트를 말로 먼저 설명하고 그 후에 그림이나 표 등의 관계도를 보여주고, 마지막에 숫자로 추상화해서 풀이하는 과정을 택합니다. 만약 초등 산수처럼 단순 덧뺄셈 문제라면 이런 과정이 전혀 필요없을 것입니다.
중고교 수학을 살펴보면 대략 중학교까지는 해법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푸는 과정을 거치는 문제가 많습니다(도형 문제 제외) 따라서 푸는 연습만 많이 하면 별 생각없이 문제가 풀리고, 문제가 안 풀릴 때 해답지를 보면 그 해설의 이해도 쉬웠습니다. 고교부터는 달라집니다. 도대체 왜 이 문제를 낸 것인가도 궁금하고, 풀이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며, 그를 수식으로 쉽게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점은 고교 수학부터는 사실상 대학 수학처럼 공부하는 것이 맞을텐데 정작 시판되는 개념서와 문제집 등은 중학교 방식으로 된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즉 줄글로 설명된 책은 거의 없고, 문제를 가능한 한 본문(예제)에서 다루기 보다는 연습문제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아 학생의 이해도를 낮추고 응용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실제로 유명 문제집 중 하나는 하노이탑 문제를 달랑 10줄(책 절반에 대해)로 풀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편화된 개념서인 정석의 경우 문제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정석을 80년대 말에 처음 보았는데, 한 쪽마다 예제가 하나씩 있고 설명도 그에 맞춰 길이가 되어 있어 참 쪽마다 딱딱 끊어지게 쓰여진 책이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뒤 여러 책자를 접해보다 보니 60-70년대 일본의 책자가 그런 식으로 쓰였던 적이 있는 것을 보면서 정석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방식의 책자는 가장 큰 문제점이 전후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예제1과 예제2가 왜 나온 것이며 이런 문제는 어떤 문제를 대표하는 것인가라는 것을 알 수 없고 그냥 문제 풀이 수식만 익히게 됩니다. 유제 등의 문제를 풀면서 어렴풋이 '아! 이런 것을 포인트로 하여 만든 문제인가 보다. 대략의 유형은 이것인 것 같다'라고 스스로 유추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어렵게 공부하다 연습문제에 들어가게 되면 왜 이런 문제를 낸 것이며, 어떻게 풀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즉 응용이 불가능한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석을 꼭 공부해야 한다면 유제는 아예 생략하고(예제와 거의 동일한 것이며 연습문제를 풀다보면 유제는 충분히 풀 수 있음), 예제와 연습문제를 구별하지 않고 관련된 것끼리 묶어 본문형식의 줄글로 노트에 풀어 단권화하겠습니다. 연습문제는 적당히 어렵고(즉 내가 풀이를 계산 실수 없이 해낼 수 있을 정도) 중요한 것으로 간추려 약 1/2만 풀도록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한다면, 현재 고교 수학 문제집은 줄글의 설명이 없고 수식만으로 풀이되어 이해가 어렵고 연습문제 위주로 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책자를 선택할 때에는 가능한 문제가 본문에 나와 있고, 연습문제보다는 예제로 설명된 책을 사는 것이 좋은 데 아직 이러한 책이 적습니다. 위의 내용을 반영해 수학 단권화를 위한 교재 선택과 단권화시 공부 순서와 책 내부 중 버려야 할 내용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책의 인기도를 감안해서 보면 개념서 – 정석실력 / 바이블, 내신문제집 - 쎈, 수능기출문제집 - 자이스토리, EBS교재 - 수능완성, 고득점N제를 택합니다. 개념서에서 줄글 설명이 많으며 인기 좋은 책을 보면 수학의 바이블이 있으나, 아직 학교 선생님들이 정석을 참고로 하며 거기서 시험 문제를 내는 경향이 있어서 정석을 넣었습니다. 정석을 싫어하거나 힘들어하는 학생이라면 바이블로 대체해도 됩니다.
공부 순서는 바이블, 정석과 쎈을 병행해서 1회 공부를 하면서 중요 문제(대표유형이나 어려웠던 문제)를 정리해 단권화 노트(핵심 노트)를 줄글형으로 만들고, 2회 공부시 자이스토리와 EBS 문제의 어려운 문제만 첨가하여 단권화 노트를 완성합니다(생애 최초로 배우는 단원이라면 2회 공부시에 교과서 익힘책과 학교 지정 문제집을 보시고, 3회 공부시에 자이 스토리와 EBS교재를 추가로 보십시오) 단권화 노트 완성후에는 이를 반복 공부하면서 각종 모의고사(교육과정평가원, 교육청 등)와 대입용 문제집 등을 한 권 정도씩 추가해 풉니다. (단권화 공부법 항목에 더 상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단권화 노트에 정리하는 내용은 모두 줄글형으로 풀이해 두도록 합니다. 줄글형으로 적어 두면 생각 흐름이 잘 됩니다. 계산에 능할수록 줄글을 적게 쓰고 수식만 적어도 사고흐름이 끊어지지 않으니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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