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력을 높이는 진정한 어휘력
게시글 주소: https://snu.orbi.kr/00030498465
요즘 마치 어휘력을 재발견하듯 ‘어휘를 잘 알아야 독해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는 어휘 학습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휘력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휘력이 독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면 학습법을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글에서 ‘오염’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염”이라고 읽거나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길에서 친구를 마주쳤을 때 마음속으로 ‘OO다!’라며 눈 앞의 사람이 친구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이걸 단어인식(word recognition)이라고 합니다. 친구를 봤을 때 가장 먼저 친구의 이름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단어인식을 할 때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그것을 [단어이름]이라고 합니다. ‘오염’은 단어의 이름입니다.
친구임을 인식하여 ‘OOO네!’라고 생각한 다음으로는 곧바로 자신과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사는지 등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 건 친구의 이름이 아니라 친구에 대해 아는 것입니다. 친구에 관해 알고 기억하고 있던 걸 떠올리는 것이지요.
단어도 단어 이름 외에 지식들이 있습니다. [의미]가 그 중 하나입니다. 친구에 관한 여러가지 경험과 기억이 있듯이 단어도 복수의 의미들이 있습니다. 또한 친구에 관한 것 외에 친구와 연결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친구하고 잘 가던 카페, 친구의 학교, 친구의 친구 등등. 그건 친구와 연결되어 있는 기억입니다. 단어도 읽거나 들었을 때 동반해서 [연상되는 지식]이 있습니다. ‘댓글’을 보면 ‘연예인’이나 ‘페이스북’이 떠오를 수 있는 것처럼 ‘오염’하면 ‘원자력발전소’가 떠올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어휘력은 단어이름, 의미, 연상지식 등으로 구성됩니다. 연상지식은 어휘 자체에 관한 지식이 아니지만 어휘를 처리하고 어휘가 들어간 문장이나 글의 이해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휘력에 포함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어휘’가 아니라 ‘어휘력’이란 어떤 사람이 가진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단어이름을 처리하는 속도, 의미를 아는 정도, 의미를 처리하는 속도, 연상지식의 여부 및 풍부함, 연상지식 처리의 능숙함 등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어휘력의 구성요소들을 아는 정도와 처리의 능숙함의 정도를 독해를 잘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읽기유창성은 글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읽는가를 나타냅니다. 읽기유창성이 좋은 사람은 이해하려는 글을 잘 읽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읽기유창성이 좋을수록 이해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읽기유창성을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단어를 빨리 인식할 수 있는가와 문장 안에서 단어의 기능을 잘 이해하는가입니다. 문장을 읽을 때면 연속된 단어들의 단어이름을 빠르게 떠올립니다. 단어이름을 0.2초 이내에서 조금 더 빨리 또는 조금 더 늦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음절을 잘읽거나 잘못 읽는 일이 생깁니다.
단어를 인식하는 속도는 단어를 만난 빈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어를 사용한(읽은) 경험이 많을수록 단어인식속도는 빨라집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단어사용빈도가 낮고, 유창성이 떨어져 이해가 서툽니다. 또한 단어가 문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파악 경험이 많지 않으면 띄어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3~5음절로 된 어절 가운데를 끊어 읽거나 띄어읽을 지점에서 더 많이 쉬거나(머뭇거림) 하는 현상이 나옵니다.
이런 분들은 단어사용빈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단어들을 잘 읽어 마음속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읽는게 서툰데 읽고 이해하는 두 가지 작업을 한꺼번에 연습하려니 둘 다 잘 안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장 안의 단어를 잘 읽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를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의 사용빈도를 높여 아는 단어라도 반복해서 봐야 합니다. 본다는 건 아는 단어를 알아보는 경험이고, 알아보면 당연히 단어에 관한 지식(의미, 연상지식) 등을 상기하는 경험입니다. 아는 것을 반복해서 자꾸 떠올려야 독해를 할 때 매우 짧은 시간만 스치고 지나가듯 보게 되는 단어로부터 의미와 지식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 안에서 단어가 사용될 때 의미는 유동적입니다. 사전에 나온 그대로 사용되지 않고 단어의 의미를 토대로 맥락에 따라 새로운 의미로 트랜스포밍을 합니다. ‘오염’의 의미 덕분에 ‘외국어’는 ‘더러운 것’ 또는 ‘(오염시키는)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외국어’는 다른 나라의 말이라는 의미일 뿐인데 말이지요. ‘무분별하다’는 개념도 ‘더러운’ 또는 ‘다른’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렇게 문맥에 따라 부여된 의미를 빨리 인식하는 작업도 독해과정에서 하게 됩니다. 따라서 단어인식 – 의미접근 – 의미선택 – 연상지식 연상 및 참조 – 부여된 의미(의미파악 정교화) 등 할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해야 할 여러가지를 ‘처리’하는 능력이 어휘력입니다. 어휘의 의미는 어휘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 중의 하나고, 의미를 아는 것은 어휘력의 일부입니다. 어휘에 관한 지식을 사용할 능력을 갖추는 것, 즉 어휘를 사용하는 능력이 곧 어휘력입니다.
광고!) 제가 만든 어휘력 교재 ‘나만 어려운 국어 ; 내겐 모르는 줄 몰랐던 어휘가 있었어’는 이런 학습법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수록한 어휘는 500여개입니다.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단어지만 제 기준에 의하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단어는 더 많습니다. 따라서 이 교재를 통해 단어를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입을 원하지 않으시면 샘플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래프 추론에서 너무 특수한 케이스만 답이라서 요즘 경향에 안맞지 않냐고 수학...
-
삼각함수 활용 0
사인법칙/코사인 법칙 문제 좋은 문제집 추천 부탁드려요 수1 중에 따로 이 파트만 짚고 넘어가려구요
-
전 아예 초면인 지문은 없는데 막 잘 아는 지문도 없어요 매E네 세권 사두고...
-
오부이들과 함께 공부하고픈 마음이
-
4-2 87 4-3 90 4-4 83 이 미친새낔ㅋㅋㅋ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
-
내 의지가 아님 눈이 안떠짐 ㅋ 일요일에 공부다시 주섬주섬
-
사실 어그로고요 어그로 끌어놓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 질 나쁜 어그로입니다
-
서바 계속 2초~중뜨고 6모 72 9모 96점인데 준킬러n제 추천해주실수 있을까요?...
-
<<<<이거 공감각적 심상을 통해 대상의 속성을 나타낸다 왜 틀렸는지 설명점......
-
점메추부탁해요
-
20살 신검때 172 지금 키재봤는데 175 나옴 머지
-
언미영생지 백분위 기준 6모 97 95 3 98 61이었고 9모 94 92 2 97...
-
여장 좋아하구만 ㅋㅋㅋㅋ 변태둘
-
주인 잃은 레어 1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Facebook"Facebook에서...
-
수학 젭알 계산벅벅 메타로...
-
제가 아는분은 맨날 야구장 가시는듯ㅋㅋ
-
이젠 ㅇㅈ을 보면 인정보다 인증이먼저 떠오른다 크아아 ㅜㅜㅠㅠ
-
야추가 끼여요…
-
버닝이벤트 ㄱㄱ
-
90분?
-
점메추
-
수능냄새 달다 1
-
더운건 ㄹㅇ 못참겠어
-
너무 추워 ㅠㅠ 2
얇은 싸구려 패딩 꺼냈음....
-
개빡치네 진짜 ㅋㅋㅋㅋ 12
집 가는 버스 타서 벨까지 눌렀는데 무시까고 그냥 지나감 내린다고 3번 말했는데도...
-
https://orbi.kr/00065308410/%E2%9D%A4%EF%B8%8F%...
-
물2가 없는 건 많이 아쉽지만 물1이라도 있으니
-
수학 4나오고 심각성을 느껴 프메 기본 회독중입니다 3회독이 끝나면 프메 실력편이나...
-
이게 날씨지 0
상쾌하다
-
범용성이 높아서 의사 면허랑 의대 졸업장 있으면 마음만 먹으면 (상대적으로 쉽게)...
-
그러면오늘하루행복하게공부할수있을텐데 현장응시라 더 떨림
-
어디로 가는게 좋을까요? 고대 체교가서 공대 복수전공 할 수 있다고 해서요 ㅠㅠ
-
❤️ 13
-
꿀모를 해설할게 아니라 벌크업을 해설해주세요.. 본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렵네
-
저번에 대한항공 비행기 탔을때 옆자리에 후드티 뒤집어쓴 남성이 휴대폰으로...
-
스웨터뜨고싶다 0
쇼츠에 떴는데 생각해보니까 스웨터가 한 벌도 없다… 이거 많이 비싼가요 좀 아시는 분??
-
지문은 하나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푸는게 맞는것같기도하고... 푼걸 맞추는게...
-
한글 동화 보고 있음 개귀엽
-
이천덕코가질사람 4
선착순 한명 저보고 이쁜말 하나 해주면 드림 :)
-
국숭세단 라인에서 반수로 어느정도 가면 성공이에요? 2
건동홍이면 손해인가요?
-
서울 쪽 대충 얘기 들어보니까 본인 학원 말고도 다 개판이던데... 배짱장사 미쳤네 진짜
-
어차피 대충 인서울만 하면 돼서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낭만메타로 하고싶은 과목...
-
읽었는데도 안사라져.....
-
가르치기 재미없어 우우 대신 적분이 고2때 나오네
-
귀찮어
-
얼버기 0
ㄹㅈㄷㄱㅅ
-
ㄴㅇㅅ
-
하 진짜 열심히 하는거 커엽네ㅋㅋ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