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쌤 [420950] · MS 2012 (수정됨) · 쪽지

2020-12-31 07:02:55
조회수 29,981

강사 생활하며 봤던 천재들

게시글 주소: https://snu.orbi.kr/00034543261




오늘 밤 수험 전략 x 커리큘럼 설계 설명회


밤 8시 - 9시 반 + 자유 질문 


https://orbi.kr/00034463223




나는 강사 생활을 일찍 시작 했음



처음 반년 정도 다른 곳에서 일 하다가


강남으로 넘어오고 다음 해 바로 개원


 

처음에는 과학고, 외고에서


검정보는 학생들이 주 였는데 



나중에는 수능 치는 중학생도 보고


여튼 그간 스파르타 학원 운영하며 봤던 학생들




1.


잠 안 자는 애



매일 새벽 2시 반 학원 닫을 때 까지 공부하고 

(심야 교습법 전 강사 생활 때)


아침에 6시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와 있음 



나도 늘 수험가에서 학생들 갈아넣는거 봐 오면서도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싶었는데



얘는 쉬는시간 10분 불 끄면 


20초만에 코 골기 시작해서 10분 풀 숙면



세 끼니 밥 먹을 때도 


국에 말아서 5분 만에 후루룩 마시고



55분간 또 풀 수면




결국 실제로 자는 시간은


다른 학생들 보다 더 많았을 것 같긴 하지만



실제로 보면 충격 공포였음




검정하고 빠른 수능 치는 여학생이었는데


거의 1년 내내 재수하는 알파고 느낌




수능 평소보다 살짝 망치고


지방 의대 갔다가 유학 테크



재작년에 수업하는데 한 번 찾아와서


학생들한테 인증 하고 감




아직도 맨날 밤 새는데


자기는 종합병원 생활 힘든지 잘 모르겠다고 함. 밤샘 재능러



별별 천재들을 봐왔지만 


아직도 얘 자는 재능이 제일 충격




2. 


만년필 빌런



단과 나와서도 종종 보이는데 


볼펜으로 수학 푸는 애들이 있음




학원 첫날 와서 만년필로 풀고 있길래 


얘는 또 뭔가 싶었는데



자기는 안 틀리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함


(검정 주력 학원 하다보면 진짜 

별별 애들이 다 있음. 검정 비하 아님 나도 검정)



수학 눈으로 쭉 보다가 


머리 속으로 풀이 방향 잡고



만년필로 프린트 출력하듯이 


줄 맞춰서 착착착착 찍어 냄



시험지 보면 무슨 인쇄해 놓은거 같음


그림 하나 없이 EBS 해설지랑 싱크로율 100




3.


빨간 컴싸 빌런


올 해 학생



고3인데 기안84 닮음


표정이 존 똑



수학 책상에 엎드려서 


거의 누워서 품. 교실이 안방인 줄 



수업 하는데 보니까 빨간 컴싸로 풀고 있길래


미x놈인가 싶었다가



샤프 없는건가? 싶어서


내 샤프 꺼내서 옆에 놔주니까






아 자기 샤프 있다고 함


??




샤프 있는데 왜 빨간 컴싸로 풀어


물어보니 



그냥 필통에서 손 넣어서 


아무 펜 이나 잡히는거 꺼내 쓰는거



그날 잡히는 펜 집어서 푸는데 


그게 빨간 수성펜이였음




상 남자라 지우개도 필요 없이


틀리면 그냥 찍찍 긋고 밑에 풀고



나중에엔 책이 그냥 걸래짝




귀찮아서 숨은 어떻게 쉬고 사는지 궁금했는데 


안 어울리게 공부는 또 열심히 해서



6평 하나 틀리고 수능 도 잘 봄



여튼 올 해 얘 때문에 


얘네 반 웃겼음




4.


귀족 의자 빌런


이거 엄청 옛날에 오르비에도 글 쓴적 있을텐데 



학원 초창기 


내가 공부 환경. 시스템 구축에 꽂혀있을 때 쯤



그 중에서도


의자!! 가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이상한 집착 엄청 났었음 

샤프심 메이커랑 비타민. 보충제 종류까지 의무 지정)



학생 마다 입학 시 백화점 이랑 가구 단지가서 


의자 다 앉아보고 가장 완벽한 의자를 사오라고 했었는데


(한창 입학 빡세고 해괴한 입학 퀘스트 10개는 있었던듯..)




개강 날 보니까 학생 하나가


중세 왕 의자 같은걸 가져 옴



똥글똥글 장식 팔 걸이에 


빨간색 쿠션 있는거


(제일 좋은 의자 = 가장 비싼 의자로 생각한듯)




한 달 정도 열심히 앉아보더니


허리 아프다고 듀x백으로 다시 사옴



요즘 인터넷에도 비슷한 썰 돌아다니던데


그거 볼 때마다 같은 놈인가 싶음




5. 


체크 무늬 빌런




우선 얘는 국어 속도에 능력치 몰빵



그 때 기본적을 


1년간 전 과목 1일 1회 모의 + 오답이 


기본 커리큘럼이었는데



국어 시험 볼 때마다 


매번 3~40분이면 다 풀어서 국어는 두 개씩 봤었음 



글을 읽는게 아니라 


지문 전체를 통째로 찍어서 읽는 느낌




근데 둘 다 매번 90점 안 넘음



1시간 20분 동안 2회분 합쳐 180점인데


하나를 봐도 90점 (얘 국어 때문에 고생) 




여튼 얘가 역대 예민 보스 끝판왕이었는데 



내가 종종 오르비에 올렸던 디테일 한 방법론 


반 정도는 얘 때문에 만들어진거  

  



파버 카스텔 이x그립플러스


샤프심 AI.. 0.7B 



시계 MQ24-7B 줄 빼서


책상 오른쪽 구석에 걸쳐두고 



수학 시험 몇 분에 어디 넘어갔다


언제 눈 감고 20초 심호흡 하고 

(옛날 옛적 얘기) 




여튼 하나 하나 다 실험. 시행착오 해 보고


완벽한 수험 환경 이데아가 구축되어야



그때 비로소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그런 흔한 부류의 학생이었는데 








체크 셔츠 입고 6평 보러갔다가 


자기 체크 무늬에 어지러워져서 토하고 집에 옴





나도 그 셔츠 몇 번 봤는데



무늬 이거 

하운드 투스



그 다음 부터 학생 들 


시험 보러 갈 때



목 폴라, 체크 무늬 못 입게 함 



수면 양말에 슬리퍼 


목 넓은 녹색 파스텔톤 면 티



짚업 면 후드. 츄리닝 입고 가는걸로 바뀜





6.


안 틀리는 애 



단과 나오고 거의 첫 해



그 해 그 반에 워낙 괴물 같은 애들이 많았어서


처음에는 잘 하는 거 티 안 났었는데



첫 주차 과제부터 플래너 사소한 것  


하나 하나 차근차근 교정해 나감  



처음에는 풀이도 교과 정석 자체였는데 


그 베이스 위에 수업 부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면서



조금 씩 속도 붙고 수험 양 엄청나지더니


3월 쯤 벌써 풀이가 완전체가 되어 감



1년간 매일 모의고사 2~3회 씩 오답하고 


플래너 안 빠뜨리고 했었는데



1년 동안 교육청 평가원


전 과목 다 합쳐서 8개 인가 틀림

(수학 7만점에 1시험 당 전과목 1~2개 꼴 

오르비에도 성적 몇 번 올렸었음)



서울대 의대 갔다가


작년 최석호 모의고사 감수 봐주고



어.. 쌤 쫌 어렵긴 한데 1등급 84 정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해서 믿고 그대로 인쇄했다 1컷 60 나옴






오르비와서 오목 책도 내고


그 외에도 그간 힘든 일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일 많았던 듯 



아직도 학원 같은 건물에 있는데


학원 볼 때마다 예전 생각 남





























여튼 오늘 밤 8시 수험 설명회 


진지한 설명회 임 



오늘 수험 전략 x 커리큘럼 설계 설명회


밤 8시 - 9시 반 + 자유 질문 



https://orbi.kr/00034463223 참조




비대면 라이브 정규반도 개강 


문과 1월 4일 (월) 

이과 1월 6일 (수)




개강 하면 또 글 쓰러 올 시간 자주 없을 듯 


다들 열심히 Bye.






그리고 


절대오목. 절대영어 출간 완료

https://docs.orbi.kr/docs/search?keyword=%EC%B5%9C%EC%84%9D%ED%98%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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