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최고난도 개념, <자유간접화법> 을 아시나요?
게시글 주소: https://snu.orbi.kr/00034852448
문학 탑 먹고 싶은 분들만 정독해보세요.
한 문장으로
문학 안목을 올려드리겠습니다.
❶ 마이클은 바보 같은 눈물 사이로 연극을 쳐다보았다.
이 문장에서 이상한 부분을 찾을 수 있으신가요? 어느 부분이 이상하게 느껴지셨나요? 이 문장을 분해해 보는 것만으로 여러분이 문학을 보는 시선을 한번 뚫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문장을 뜯어 봅시다.
❶ 마이클은 바보 같은 눈물 사이로 연극을 쳐다보았다.
파란색으로 표기한 문장은 작가가 하는 말입니다. 즉, 서술체로서 우리가 어떤 문체로 서술되었다고 얘기할 때 판단 기준이 되는 바로 그 부분입니다. 서술체라는 것은 작가가 글 전체를 구성할 때 어떤 문장으로 썼는지를 일컫는 말로서, 시에서는 '대화체' '말을 건네는 방식' '남성적 어조' '여성적 어조' 등으로 물어보며, 소설에서는 '간결체' '만연체' '자유간접화법' 등의 문항에서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 자유 간접화법은 기출은 되었음에도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는 부분인데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❶ 마이클은 바보 같은 눈물 사이로 연극을 쳐다보았다.
대체 뭐가 바보 같다는 말일까요? 마이클을 바보같다고 작가가 직접적으로 평가했다고 보기에는 그 근거가 빈약해 보입니다. 특히 현대소설에서는 이런식으로 작가가 인물에 대해서 직접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도 이상한 서술이 됩니다. 바보같다는 말은, 마이클이 혹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은 아닐까요? 이 해답을 얻기 위해서 ❶문장의 화법을 전형적인 화법으로 바꿔보겠습니다.
❷ 연극 때문에 울다니 바보 같아, 라고 그는 생각했다. (간접)
❷ '연극 때문에 울다니 바보 같아' 그는 생각했다. (직접)
아하, 이렇게 보니까 바보같다는 표현이 어디서 등장했는지 정확하게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니 ❶문장은 정말 이상한 문장이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서술을 하는 문장에다가 인물의 속마음까지 집어넣다니요. 이런 서술을 '자유간접화법'이라고 합니다. 자유간접화법을 쓰게되면 작가와 인물간의 거리가 좁아집니다. 정확히는 경계가 무너지는거지만 수능에서는 경계가 아니라 거리를 물어보니 거리로 가시죠. 어쨌든 서술자와 인물의 문장이 섞이면서 우리는 어떤 문장부터가 서술자의 의견이고 어디서부터가 인물의 관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지죠.
서술문장에 인물의 반응을 집어넣어서 서술함으로써,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보던 우리 독자는 성큼 인물의 관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게, 2008 6월 모의평가 23번에서 노렸던 개념입니다. 인물의 관점에 들어가서 인물의 관점으로 세상을 봐달라는 작가의 의도적 장치입니다.
자유 간접화법은 결과적으로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시점의 이해의 문제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하지만, 서술자가 절대적으로 모든 인물의 속마음을 관찰하고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은 현대소설의 특징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전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특징이지요. 현대소설의 전지적 작가는 주동인물 몇명의 속마음 정도만, 아니 대체로 특정 인물의 속마음만 읽을 수 있는, 한계가 있는 서술자라고 봐주시는 편이 서술문장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어때요, 문학 참 쉽죠?
제가 문학은 정답률을 조금 포기하면 5분컷, 10분컷, 15분컷이 가능하다고 얘기하면 어떤 학생들은 불가능하다, 아니면 얍삽한 기술일 것이다. 이렇게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문학은 비문학과 달리 선지에서 내용을 헤비하게 물어보지 않습니다. 꾸준히, 아니, 한결같이 개념어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즉, 문학 개념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약간의' 암기와 '많은' 적용 연습이 있다면 문학은 속도를 정말 빠르게 낼 수 있는 효자 영역이 되어줄 지도 모릅니다.
문학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개념어를 잘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시는게 문학 신이 되시는 지름길이라는 말씀 올리고 싶네요. 그 많은 소설을 거치면서 정답률에 변동이 없다면, 변죽을 자꾸 울리지 말고 소설 자체를 잘하는 방향으로 공부 전략을 짜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만
- 업라이저
❸ 오늘도 노력했다, 라고 업라이저는 생각하며 글을 마쳤다.
❹ 그는 글을 닫으며 오늘도 또 노력했다.
❹문장의 노력했다는 서술을 끝내기에 적절한 단어가 아니기에
인물의 속마음으로 봐야 합니다. 따라서 자유 간접화법
- 업라이저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8월부터 신간서적을 전혀 못 보고 알라딘 장바구니에만 쌓아놓음 수능 잘치고 빨리...
-
피램 비문학 1
하루에 많이 하면 3시간 4시간 까지도 투자 가능한데 이정도면 다 끝내는데 얼마나...
-
4번에 영어 원서로 읽은 책 써도 되나요???
-
박팡일 쌤 작년 강의인 고독한것 철학/과학기술/경제 시리즈로 지금 시기에 공부하는...
-
작년 수능 말아먹고 부모님 허락 겨우 받고 독학 재수 중인 재수생입니다. 공부를...
-
한수달 5호 후기 모음 39
5월은 푸르구나아 우리들은 짜란다~ 한수달도 어느덧 5호까지 나왔습니다 여러분...
-
이원준 학파님들 !! 11
국어 독서 영역 이원준썜이 어렵지만 좋다고해서 2021 브크 들어봤는데용 영상...
-
국어 독해력이 문제가 되는 분들 개선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
19.01.01-19.03.24 독서기록 / 50권찍어따 15
요즘 바빠서 이동중에만 읽음 추천작은 3권정도 새로 건진 책은 1권 추천작...
-
생기부에 독서란 많이 채웠었는데. 그 때는 재수해서 정시로 갈 줄 몰랐지......
-
안타까울 따름임 같은과 선후배,동기들 앞에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는지... 취업...
-
문학 영역에서는 어떤게 고난도인지는 아예 몰라요ㅜ 글고 독서 영역에서 제가 아는...
-
기출말구요 기출제외하고 풀만한 사설도좋고 아니면 추천할만한거좀요!
-
다른 건 아니고 1년동안 수능 국어 비문학 경제 보면서 경제에 관심이 생겼는데...
-
제가 공통독서랑 미적분에 같은 책을 썼고 또 공통독서랑 생활과 윤리에 같은 책을...
-
제발요번수능 가장긴비문학으로 헌재 나오길.. By법정러 27
헌재 만들어진 배경 한문단 주요 역할 5가지(틴핵심판 정당해산 권한쟁의 헌법소원...
-
안녕하세요 Art149입니다 일단 제가 쓰는 칼럼은 시리즈물 이므로 꼭 전에 쓰인...
-
3월 모평 봤는데 (문과)수학1 국어3이 떴네요..추정이지만살다살다가 국어 3이...
-
보통 막 비문학 풀 때 시간을 문항당 1분 30초씩 잡으라고 하는데... 저만...
-
이러한 어색한 상황은 새로운 정부기구가 공화당 대통령의 정치적 개입을 받지 않도록...
-
6 9 10 세개다 3등급이고요 10평보고 답없어서 유대종쌤 독서압축강의 다듣고...
-
자소서 4번 3
설대 자소서 4번의 독서란에 3권 다 생기부에 없는 책으로 넣으면...
-
라노벨 추천 20
정모 ㄱ
-
고2구여 국어공부+책을 좀 읽어보려 합니다 난이도 상관없이 추천해주세요!!
-
저는 일반고 재학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1학년때 (1984),(광장),(멋진...
-
werther 6
..I was about to break off, because no line of...
-
... 9
"..과학 중심적 태도는 과학을 통해서 보는 것만을 유일하게 타당한 시각으로...
-
생기부 독서 0
제가 원서로 캠벨 생명과학을 읽고 생기부에 기재했는데 이게 종의 기원 같은 책...
-
여러분은 하루에 책을 몇 페이지 읽는게 가장 적당하시다고 보시나요? 2
자신 기준으로 아 좀 어렵네정도 되는 책으로요 하루에 60페이지 정도 읽고 있는데...
-
저는 생윤 만점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이클샌델 정의란무엇인가 사고 2주동안 20쪽읽은듯..
-
0. 누가 독서를 꼼꼼하게 요약, 재정리해야 하는가?지문의 부수적인 정보들을 자꾸...
-
마닳 풀고있는 집독재생인데요 여러가지 이유로 평일엔 마닳처럼 국어 기출 1회씩 풀고...
-
제3의물결 어떤가요 ?? 3학년 독서상황에 사회학쪽 관련 책을 적어보고싶어서요...
-
독서필수개념 -> 독서하드코어 이거 대로 따라갈건데 혹시 같은 생각 하시는분?ㅋㅋ...
-
비둘기관리자로 단행본 저자모집 공고를 낸지 4개월만에 드디어 오르비북스의 첫...
여러분이 ~체, 라고 배우는 것은 서술체 자체를 얘기하는 겁니다. 대화체를 찾으라고 했는데, 대사를 보고 고른다든가 이런 실수는 주된 서술 문장과 서술문장이 아닌 인물의 대사를 구별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실수죠.
쪽지가능하십니까?
너무 늦게 봐서 네네 쪽지주세요~
드렸슺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