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11051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1-29 22:00:45
조회수 9,999

[칼럼]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 문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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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 문학 관련 칼럼 2편입니다. 

이전 칼럼을 읽지 않으셨다면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문제 (1)]

https://orbi.kr/00043547747



I. 들어가며

 지난 칼럼에서 22 수능 국어 문학 파트에서,

<보기>문제 3개를 설명 드렸습니다.


흐름 상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보셨다시피 문제마다 제가 덧붙이는 말들이 다릅니다.

저는 그냥 제 생각을 쓰지만, 그 내용이 본인의 약점 보완을 도와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남은 2개의 문제를 설명하고, 늘 그렇듯 그 너머의 이야기들도 해보려 합니다.


II. 정말 <보기> 문제가 가장 쉬울까? 2편


 #2022학년도 수능


(1) 31번 - 박태보전

 작자 미상의 작품입니다. 


 이 문제는 완전히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를 물어봤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아니 진짜 이렇게 풀면 끝인 건가?" 싶은 학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게 맞습니다. <보기>문제는 원래 쉽습니다.


문제를 보겠습니다.



 19번의 정답은 5번이었습니다.


 이 쯤 되면 눈치채시겠지만, <보기> 문제는 선지의 후반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아직까지 완성이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큰 차이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 본인의 풀이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일 겁니다.

5번부터 역순으로 보는 훈련을 하세요.


 이 선지는 <보기> 문제이지만, '편집자적 논평'이라는 문학 개념을 같이 넣었습니다.

서술자의 개입 = 편집자적 논평,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정도 설명 드리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아주 잘 드러나 있죠.

그런데, 지금 무슨 상황이었나요?


 박태보는 임금의 잘못된 점에 대해 간언하는 충신입니다.

하지만 임금은 그 말을 절대 듣지 않죠. 

오히려 감히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합니다.


 여기서 또 '배경지식'의 힘이 나오는데, 아마 박태보전은 워낙 유명해서 다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태보는 1689년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 폐위를 반대하다 생을 마감합니다.

연도는 안 찾아봤지만 맞을 겁니다. '권리장전 승인', '네르친스크 조약 체결'의 연도니까요.


 연도는 뭐 세계사의 직업병이라 치고,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얻어가는 게 많습니다.

적어도 당황하지는 않을 테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태보는 결국 임금의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박태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분명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는데, 어떻게 기우는 국운을 회복했을까요?

애초에 포인트는 국운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전 칼럼에 말씀드렸던 습관을 기른 학생이라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국운을 회복하는지는 제시되지도 않았고, 

그 전에 박태보는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무언가를 회복했다는 '긍정적 뉘앙스'부터 틀렸어요."

라고 하겠죠.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긍정 / 부정만 짚어도 풀리는 문제가 굉장히 많습니다.




(1) 34번 - 탄궁가

 정훈의 작품입니다. 

아마 마지막 지문은 다들 수월하게 푸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문제는 과해석을 설명하기에 상당히 좋습니다.



 34번의 정답은 3번이었는데, 선지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사대부라 할지라도 가난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없겠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탄궁가라는 제목답게, 가난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제사를 치르고 손님을 맞이하기엔 너무나 가난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많다고 한탄하고 있네요.

.

.

 끝이네요?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내려놓는', '향촌 사대부의 죄책감'


 그냥 가난하다고 한탄했을 뿐인데, 책임을 내려놓고 죄책감을 느낀다니,

이건 '너무 간 거' 아닌가요?


 '가난하니까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낚시'하는 선지였습니다.

'과해석' 이라는 말이 와 닿으시나요?

아마 이제는 <보기>문제가 두렵지 않으실 겁니다.


III. 마치며

 여기까지 해서 문학 <보기> 문제 칼럼을 끝입니다.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실지 모릅니다.

'저렇게 자신 있게 풀었다가 틀리면 어떡하지?'


 나는 분명 과해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거나,

내용일치를 잘못 짚어낼 수도 있을 겁니다.


 겁 먹을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틀리면, 그냥 틀리시면 됩니다.

그러라고 기출과 N제, 수많은 실모들이 있는 거 아닌가요?


 틀리고 또 틀리고, 화가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과해석'이고, 내용 일치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말이죠. 


  다시 한 번 강조 드리지만, 평상시에 문제 풀고 나서 <보기>의 내용을 꼭 복습하셔야 합니다.

<보기>에 나오는 주제들도 칼럼으로 정리해서 올릴 텐데, 미리 다 알고 가야 합니다.

이 글이 아무 근거 없이 그냥 찍는 방법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절대 까먹지 말아야 할 것은?

<보기> 문제는 내용일치 선에서 정리된다.

"저건 너무 간 거 아니야?"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과해석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보기>가 다소 이해되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보기>를 읽지 않을 수도 있다.)


 항상 글 잘 보고 있다는 말씀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더 좋은 칼럼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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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hn von Neumann · 1004786 · 22/01/29 22:01 · MS 2020 (수정됨)

    올라가아ㅏㅏ
  • Cogito ergo sum · 1105120 · 22/01/29 22:02 · MS 2021

    의머의 이륙허가는 너무 귀하네요..

  • 라루쉐 · 1067992 · 22/01/29 22:02 · MS 2021

  • [미식회] 커풀화1 · 1016140 · 22/01/29 22:04 · MS 2020

    저는 아닌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완성된 사람은 보기 문제의 선지를 5번 부터 봐야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이 그쪽에 있을 확률이 높아서??
  • Cogito ergo sum · 1105120 · 22/01/29 22:05 · MS 2021 (수정됨)

    그렇죠. 대체로 평가원은 끝까지 선지를 다 보기 원할 테고,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정답이 후반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어차피 5번부터 보더라도 1~5번을 다 보게 될 거기 때문에,
    효과는 없고 오히려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커풀화1님도 잘하실 수 있습니다. 초기부터 봐주시는 분인 거 알아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Scheveningen · 1059870 · 22/01/29 22:24 · MS 2021

    아침에 첫번째 칼럼 보고 긍정 부정 따져보며 풀었더니 방금 문학 현대시 빼고 다 맞았습니다. ㅎㅅㅎ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 그리고 혹시 과해석에 관해 질문 하나 하고싶은데, '죄책감' 같이 특정한 감정에선 과해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는 종류의 선지들이 있나요?? 예를 들어, '~를 통해 자만심을 드러낸다' 라고 되어있다면 자만심은 과해석으로 의심해볼만 하다 이런 식으로요 !

  • Cogito ergo sum · 1105120 · 22/01/29 22:58 · MS 2021

    제가 들었던 말 중에 최고로 보람찬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과해석으로 의심해볼 만한 선지에 관해서는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