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분석잼] ‘보니’와 ‘비교해 보니’
게시글 주소: https://snu.orbi.kr/0004612547
2014학년도 수능 예비시행 국어A형 문제입니다.
쉬운 문제니 가볍게 풀어보기 바랍니다.
<보기>를 바탕으로 ‘목적어’에 대해 탐구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과 ㉢을 보니, 목적어는 동작을 나타내는 서술어의 대상으로 쓰이는군.
③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어가 생략될 수도 있군.
④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어가 필요 없는 문장도 있군.
⑤ ㉡과 ㉣을 보니, 자음 뒤에 ‘을’, 모음 뒤에 ‘를’이라는 목적격 조사가 쓰이는군.
③이 답입니다. ㉠과 ㉤ 모두 목적어가 생략된 문장이 아니죠? 빵, 우유가 목적으로 사용됐으니까요. 따라서 <보기>를 바탕으로 ‘목적어가 생략될 수도 있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목적어는 생략될 수 없다고 오해하면 안 돼요. 맥락에 따라 목적어는 생략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에 대한 대답으로 “마셨어요”라고 말할 수 있죠. 단지 ㉠과 ㉤을 보고서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기 때문에 ③이 적절하지 않아요.
나머지 선지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여기서 생략할게요. 중요한 건 이 문제를 얼마나 친절하게 해설하느냐가 아니거든요. 제가 진짜로 던지고 싶은 질문이 따로 있어요.
출제자는 왜 ‘보니’와 ‘비교해 보니’는 구별해서 썼을까?
① ㉠과 ㉢을 보니,
② ㉠과 ㉢을 비교해 보니,
④ ㉠과 ㉥을 비교해 보니,
⑤ ㉡과 ㉣을 보니,
①과 ②는 심지어 똑같이 ‘㉠과 ㉢’을 대상으로 하면서 하나는 ‘보니’고, 다른 하나는 ‘비교해 보니’예요. 도대체 여기에는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 걸까요?
문제를 ‘분석’할 때 위와 같은 궁금증이 생겨야 자연스러워요. 이런 것까지 알아야 점수 향상이 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제를 출제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거지, 문제를 푸는 입장에서는 큰 도움은 안 돼요. 하지만 이렇게 확연히 보이는 차이에 주목하지 못했다면 분석하는 태도나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이건 문법 문제, 혹은 국어영역에 국한된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문제로 되돌아가서 ‘보니’와 ‘비교해 보니’를 음미해보세요. 출제자가 왜 구별해서 썼는지 고민해보세요. 재미있는 시간일 거예요. :)
혹 다음 칼럼을 쓸 일이 있다면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사례를 들고 올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일간베스트,수갤,야갤 일동
-
진정합니다 13
전 모두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마음과 현실 6
1. 현실에 없는것이 있다 2. 현실에 없는것이면 마음속에 있다 2의 반례로 3이...
-
노스펙 고졸이다 영어, 독일어 할 줄 안다 이번 수능 치려다가 포기했고 그냥 응시만...
-
그저 재밋음 도달해보지못한 경지라
-
작수 89점 4
16번 틀리는 허수야
-
졸귀
-
생바 23회 0
생바 23회 답 아는사람 있을깡??? 나 답지를 잃어버림 ㅠ
-
오늘 왤케 따뜻하냐 이번이 유독 따뜻한 듯 ㅋㅋ
-
왜들싸우는거야 6
뭐가문제야세이썸띵
-
작년 6평하고 수능 올해 9평 출제하러 가신분 제자라.. 근데 올해 수능은 안가셔서...
-
제발,, 2
전형태 모의고사 2회 답지 좀ㅠㅠㅠ 답지가 사라져서 채점을 못하고 있어요ㅜㅜㅜ
-
올해 수능공부 노베이스고 점수에 욕심은 없고 최소한으로 할거만 추천부탁드려용 69평이나 볼까요
-
왜 더움? 0
왜? 나 롱패딩 안챙겨도 돼? 진짜 이날씨에 수능 본다고?
-
이번모의고사는 좀 퀄리티 좋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
화작 현대시 -13점 과학지문 -5인데 수능날 2등급 가능할까요?.... 현대시는...
-
머리 아프고 몸 안좋고 온몸이 공부하기 싫다고 발악중 이제 물리 실모 7개만 풀고 쉬어야지..
-
나민트테요 나네임드요 꺼드럭걸고말입니다 참...어이가없거든요 Shame yourself
-
영어듣기하면서 독해는 다 맞는데 꼭 듣기 1~2개씩 틀림 독해는...
-
6-1,2 68점 6-3 독서 문학 각 3틀 희망회로 다시 돌아간다 근데 나 요즘...
-
너무 따뜻함
-
평균적으론 몇 작품 정도 되져
-
확통이라도 살리자 ㅅㅂ
-
ㅈㄱㄴ
-
아니 수능으론 화2물2지1만 했으니 이거 기반으로 말하면 40초중반에서 50맞추는건...
-
정법 적생모 풀고 있는데 기출보다 훨씬 지엽도 많고 빡빡한거 같은데 원래 난이도...
-
작수 57364 (화작 미적 생지/6모 9모가 재수생 시험인 것도 모르고 투과목...
-
발문 ㅈㄴ 김 -> 읽다가 조건 하나 누락 -> 계산 안 뚫림 -> 빙빙 돌다가...
-
오실모 이감 6-10 68점 이해원 2-3 96점 21수능 영어 89점 적중예감...
-
양심고백 6
아직작수화작안풀어봄 계속미루고만있네...
-
1. 현실에 없는것이 있다 2. 현실에 없는것이면 마음속에 있다 2의 반례로 3이...
-
보통 수학 심화개념강좌들은 몇월달쯤 완강되나요??? 1
교재는 새기출문제들만 추가될테고 강의는 아주 새로찍나요???
-
이감, 상상 등 지금까지 풀었떤 실모 중에서 볼 만한 거 가져가서 오답 다시 보려고...
-
문과에서 문과로 옮길 듯 원래 목표했던 대학은 아니긴 한데 과랑 안 맞기도...
-
한 번만 더 뒷장 보면 부정행위로 퇴장시킵니다
-
언매를 개같이 유기했지만 국어 3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 반드시 2등급 맞고 온다....
-
루소는 주권이 자신에의해서 대표가 가능한데 이투스11모는 왜 대표 될수없다고 하나요?
-
근데 어떤 주제든 간에 난도 정하는 건 출제자임 ㅇㅇ 0
당장 사설이랑 EBS 원문 비교부터 해봐도, 똑같은 주제라도 난도는 천차만별임....
-
분명 나 이때 1등급이었는데...??
-
친구랑 가나요 ?? 수능 끝나고 가야 하는데 .. 혼자가는 사람도 많고 친구랑 가는...
-
ㅇㅇ
-
이 쉑 뭐냐? 16
tan=sin/cos 넣으면 원콤나는 거 혼자 치환하고 근의 공식 쓰면서 죠랄하는...
-
분풀고 88점
-
인문계열 이렇게 뽑는 학교는 사실상 동기가 없는거임? 5
뭐 어케 친해지노
-
내가 지능이 좀 낮아서 그런지 독서 지문에서 매달리기보다 0
중심 흐름이랑 제재 잡고 문제에서 승부보는게 시간은 절약되고 정답률은...
-
둘이 헷갈리게 생겼다고!!!!!!!!!!!! 구분 잘되는 문자로 써달라고!!!!!
-
댓글에서 절 발견하면 발견한 사람에게 모든 덕코를 쏘고 탈퇴를... 오르비 끊고...
-
있으신가요..?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 !
좋아요정
기출분석잼 이라니 뭔가 새롭네요 ㅋㅋ
꿀잼이죠 ㅋ
맞을지는 몰라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흔히 비교는 '공통점이나 유사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배웠고, '대조'는 차이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배웠으나, 비교의 사전적 의미가 '견주어 공통점이나 차이점, 우열을 살피다.'이고 실제 발화 상황에서도 비슷하게 쓰니 비교를 꼭 공통점이나 유사점과만 연결시켜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서는 비교가 두 대상 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지요. 각 선지의 적당한 조건들을 A, B로 표시해보면
1번은 f(A)=B / f(A)=B
2, 3, 4번은 f(A)=B / f(A)=C
5번은 f(A)=B / g(A)=C
로 나오기 때문에 1번과 5번에는 '보니'라는 말을 쓴 것 같네요. 5번 같은 경우에는 주어진 조건(자음 앞/모음 앞)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죠. 만약 5번에 '비교해보니'라는 말을 쓰려면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격 조사로는 ‘을’이나 ‘를’이 쓰일 수 있군." 과 같은 식으로 해야겠지요? 세밀하게 보시면서 이런 것을 발견한 분도 놀랍지만, 애초에 사소한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배열하는 평가원 출제자들의 꼼꼼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가끔씩 보다보면 이 사람들은 지구인이 아닌 것 같아요. 이 분들 보고 외교문서 작성시키라고 하면 참 잘할 것 같은데~
그나저나 군 복무하시느라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이렇게 기출분석까지 계속 하시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세요+.+ 군대에 있으면 시간 많이 부족하지 않나요?
잘 이해하셨네요. (함수적 표현보다 좀 더 쉬운 방법이 있긴 할 거예요 ㅋ)
결혼해서 시간이 부족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