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이란 무엇인가 7편 - 체력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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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정말 끝내 주는군요.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특히 저처럼 체력이 약한 학생들이 특히 더 걱정스럽습니다. 늘상 말해왔다시피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는 무한대가 아닙니다. 당장 한 끼만 굶어도 짜증이 올라오고 무기력증이 심하게 옵니다.
따라서 적절하기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체력을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량입니다. 당장 수능 시험을 상상해보면,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5시 반에 끝납니다(심지어 시각장애인 학생들은 더 늦게 끝납니다!! 점자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더 오래 걸리지요). 인간이 하루종일 100%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너무 덥고 힘들고, 계속 자는 곳의 온도가 높으면 열사병은 아니더라도 당장 컨디션에 큰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제가 대표적으로 그래서, 여름에는 냉방병에 걸려서 일부러 에어컨이 없는 교실에 가서 자습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여름에 힘들다고 손 놓으면 이후로 쭉~ 뛰지 못합니다. 좋은 것도 많이 먹고 최대한 좋은 환경 찾고, 학원을 다닌다면 좀 에어컨 청소도 하고 적정 기온으로 맞춰달라고 때를 써야 합니다.
누차 말해왔듯이 저도 체력이 굉장히 딸리는 학생이었고, 재수때는 불면증 덕분에 늘 1등급을 찍던 수학이 5등급이 찍혀서 멘탈 갈리고, 삼수때는 조절해서 그나마 낫긴 했지만 국영수가 전부 어려웠던 턱에 초반전에서 집중력 싹다 고갈되고 후반부 과탐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다들 8시부터 10시(혹은 12시~1시 ^^)까지 공부하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쇼. 전 재수학원을 다니면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 덕분에 5분에 한번씩 화장실을 가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것입니다.
진짜 x같은게, 왜 물리 화학을 선택하면 화학을 맨 마지막에 쳐야하죠? 제가 여태 치른 과목 중에서 수학 다음으로 화학이 항상 제일 안좋았었는데(그리고 그 수학은 극복이 가능했는데), 화학은 도저히 극복이 안되더군요. 아마 화학을 먼저 치고 나서 물리를 쳤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인간공학'이라는 학문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인간을 공학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예컨데 우리가 상하차 알바를 한다고 치면, 과연 사람이 하루종일 상하차를 하고 나면 어느정도 회복 시간이 필요한가, 몇 시간 마다 쉬어야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가, 휴식 없이 무리하게 일을 계속하면 언제쯤 근육이 파열되는가 등등에 대해서 탐구하는 종목입니다.
이 인간공학 실험 중에 재밌는 실험이 있는데, 미국의 한 교도소에서 cctv로 교도관들이 죄수들을 모니터링, 감시하는 역할을 했었는데 원래 4시간 근무 후 4시간 휴식이었답니다. 그런데 과연 교도관들이 4시간동안 풀 집중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실험을 해봤는데, 2시간을 초과한 순간부터 집중력이 50% 아래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답니다. 이러한 연구 덕분에 이후 근무가 2시간 후 2시간 휴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당장 사람이 4시간 동안 무언가를 계속해서 하잖아요? 그럼 사실 뒤의 2시간은 집중력이 반토막난 상태로 좀비처럼 질질 하는 것입니다. 당장 수학 문제집을 푼다고 해도 초반 2시간은 빠르고 정확하게 풀텐데, 이후 2시간 동안은 속도도 현저히 느려지고 오답을 적을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죠.
현대에 와서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하루종일 컴퓨터에 앉아서, 특히 게임 개발자들의 경우에는 진짜 시력에 손상이 올 만큼 컴퓨터에 집중하면서 일하기에 여러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거북목, 장시간 앉아있음으로 인한 척추 손상, 집중력 저하, 우울증, 무기력증 등이요. 때문에 실제 회사에서는 짬짬이 시간을 내어 스트레칭과 약한 근력 운동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중간중간 휴식과 간단한 스트레칭은 혈액 순환을 도움과 동시에, 근력 운동은 인간의 호르몬 분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기분을 더 좋게 하고 집중력을 회복시킵니다. 또한 근육량이 어느정도 있어야지만 체내에 적당한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 조절에도 중요하게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https://www.safety1st.news/news/articleView.html?idxno=2314
거북목은 척추, 목뼈에 손상과 근육통을 유발합니다. 또한 체형이 이상하게 고정되어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큰 어려움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필자 또한 컴퓨터를 자주 하기에 고등학생때에는 거북목이 심했었습니다.
https://www.pinterest.co.kr/pin/858709853937151437/
인간공학은 인간의 근본적인 형태와 생물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최대한 쾌적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자세와 공간, 각종 교통표지기와 같은 기호의 표시, 안전한 작업을 연구하는 산업공학과의 일부 분야입니다
저는 눈에 피로가 쉽게 옵니다. 원래 컴퓨터를 오래 보기도 하고, 시력 자체가 좋질 않아서요. 그래서 점심을 먹고 나면 나른하다는 느낌보다는 불쾌한 안구 통증, 두통이 옵니다. 때문에 식사를 너무 많이 하지 않고 간단하고 빠르게 끝내고, 시원한 냉커피를 들이키고 한 20분 정도 눈을 감고 엎드려 자거나 그냥 그대로 있습니다. 짦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눈을 감기만 해도 뇌와 안구를 리프레쉬 할 수 있습니다.
쉰다면서 각성제인 커피는 왜 처먹나요? 라고 묻는다면, '커피냅'이라는 단어를 유튜브나 구글에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과거에도 이 내용을 적어 올린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학생이 없더군요. 혹시 점심을 먹고 나서 나른하거나 영어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반드시 이 커피냅 이라는 단어를 한번 검색해보세요~
저는 심지어 후반부 집중력을 위해서 국어, 영어, 수학 공부 방법도 바꾸었습니다. 국어, 수학을 치고 나서 점심을 먹고 영어를 끝내잖아요? 그럼 그땐 제 몸 상태는 박살이 나 있습니다. 다소 멍해지고 불쾌감이 오며 기분이 상쾌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선생님께 여쭤보았더니, 커피냅 말고도 발포 비타민(물에 타서 먹는 비타민. 원형 발포 비타민을 물에 넣으면 부글부글 거리면서 빠르게 녹습니다)을 찐하게 타서 먹으라고 추천해주시더군요.
이것 말고도 정말 일부 과목에 대해서는 공부 방법을 바꿔버렸습니다. 제가 원래 영어는 항상 자신있는 과목이었고, 또 절대평가로 바뀌었기 때문에 1등급에 대해 거의 확실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영어를 풀 때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활용해서 푼다는 것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체를 빠르게 훑고 제가 여태 '수국비'에서 설명한 것처럼 전체적인 주제를 위주로 푼다던지, 대부분의 영어 지문은 두괄식이기에 초반에 집중을 하고 후반부에는 집중을 덜 하는 식으로 에너지, 체력 분배를 하였습니다.
덕분에 원래는 이후 한국사를 치고 나서 과탐을 칠 때면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물리 화학 둘 다 날려먹었는데, 이렇게 스스로를 개혁한 이후에는 그나마 물리를 제대로 풀만한 충분한 체력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그놈의 화학까지는 절대 안됬지만 ㅡㅡ)
한국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 제가 항상 마라톤을 예시로 들어왔습니다. 마라톤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가장 마지막 부분입니다. 초반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소비하면 이 때 전력질주를 할 수 없습니다. 마라톤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간은 가장 마지막 구간이며, 이 때는 젖먹던 힘까지 전부 뽑아내서 전력질주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화학 탐구에서 항상 삐끗했던 것은 제 능력의 부족이죠.
제가 보기에도 충분히 똑똑해서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학생들도 이렇게 성적이 부족해서 삐끗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는데, 아무래도 역시 체력 관리 때문인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선 칼럼에서도 수능 전국 1등이나 만점자들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단순히 머리 뿐만 아니라 5시 반까지 전략적으로 체력을 배분할 계획이 있었고, 또 그 계획을 뒷받쳐줄 체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학생들은 수능이 아니라 다른 일에 가서도 두각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며칠전 전직 일본 총리인 아베가 어이없는 경호 실패로 죽어버렸죠. 실제로 경호원들이 주요 인원을 호위할 때 가장 민감한 때가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선거 유세를 할 때라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몇몇 정치인이 대중과 섞여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피습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만역 여러분이 이런 주요한 요인을 경호하는 경호원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지금 당장 책상에 앉아서 4시간을 연속으로 공부하는 것도 벅찬데, 이런 중요한 사람을 밖에서 4시간 동안 무더운 여름에서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감시하면서 경호해야 한다면? 아마도 체력이 박살나버릴 것입니다.
정말 여러분이 경호원으로서 특정 대상을 지키고자 한다면, 전략적으로 체력과 집중력을 분배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다른 인원이 봐줄 수 있는 안전 가옥이나 정부 청사에서는 휴식을 마음껏 취할 것입니다. 만약 이 때도 반드시 난 이 사람을 지키겠어! 하고 하루종일 눈을 부릎뜨고 서있다면, 아마 2일만 근무해도 몸이랑 정신이 망가져버릴 것입니다.
저는 비록 경호원이나 국정원 관련해서 여러분에게 설명할 만한 중요한 정보는 없지만, 대략 상상을 해보면 이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긴장이 느슨할 때는 푹 쉬고, 혹시 정상 회담을 한다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나서는 일이 있을 때는 집중적으로 사람들을 감시하겠죠. 무더운 야외에서 경호를 한다면 개인적으로 찬 물이나 포도당 사탕, 카페인 같은 각성제를 챙겨서 적절히 이용할 것입니다.
경호원은 단순히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유사시 범인을 제합하거나, 재빠르게 행동해서 주요 요인을 주변으로 둘러싸 인간벽을 만든다거나 격투기를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 중요한 순간 체력이 바닥나있으면 어떤 참사가 일어나겠습니까? 정신적, 육체적 체력을 능수능란하게 잘 조절하는 유능한 요원이 되어야 대통령, 총리 등 주요 인사를 보호할 수 있다고 평가받을 것입니다.
한달 전 쿼드 정상회담 당시 일본에서 훈련하는 장면. 총성이 울리자 빠르게 주요 요인을 허리 숙이게 만들고, 방탄 가방을 든 사람들은 가방을 펼칩니다. 총격범 근처 경호원은 빠르게 총격범을 제압하여 2차 시도를 막습니다.
어찌보면 이번 칼럼은 '사고력'이랑 다소 동떨어져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평소라면 전쟁사 이야기를 예시로 들면서 사람의 인지 능력과 메타 인지, 사고력 등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말씀드렸을텐데요. 일부러 이 시기에 이 칼럼을 쓴 이유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후 4시에 본인의 몸 상태나, 아니면 쨍쨍한 햇볓을 잠깐 바라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항상 여름때 고생을 해왔습니다.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고온에서 계속 땀을 흘리면 나중에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할 것입니다. 그만큼 인간의 몸은 그리 튼튼하지 못하며, 스스로가 지속적이고 영리한 케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은 꼭 필자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길 바라며 끝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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