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오글주의)친구가 하나 둘 군대로 떠나가서 마음이 허한 삼수생의 추억 및 다짐글
게시글 주소: https://snu.orbi.kr/0006299050
오르비를 꽤나 오랬동안 해오면서 가끔 문제 질문외에는 글을 남기지 않았는데
방금 전 친구의 군대가기 전 마지막 통화를 끝내고 허한 마음에 앞으로의 다짐 및 반성의 글로써 뻘글 남길려고 합니다.
오늘 새벽 5시에 김해에서 강원도 철원으로 향하는 그 친구는 저와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반이었고, 서로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친구입니다.
학교 기숙사 룸메를 시작으로 지금 생각하면 참 짧고도 길었던... 3년의 소년시절을 보냈는데요ㅎㅎ 처음에는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이 너무나 달라 뭐 저런새끼가 있지...란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는 서로가 서로를 닮게 되더라고요
저는 의대, sky가신 오르비언들의 수기나 구본석님과 같은 분의 수기를 중학생 때부터 탐독해서 저도 그런 드라마틱한 수험생활을 해봐야지하는 나름의 로망(지금 생각하면 정말...하..;;_덧없는데..)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자발적으로 재미없게 보낼려는 학생이었고, 그 친구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도 그 친구가 제 스타일에 맞춰서 친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 친구때문에 저는 농구를 했고, 그 친구는 저 때문에 야구를 하기도 했고요
고3들어서는 점심먹고 학교 산책하면서 나무에 열린 매실 급수대 통에 넣기내기도 했네요ㅎㅎ매점에서 키클려고 우유 사먹던 기억도 나고ㅎㅎ 아이스크림 먹던 기억도 나네요. 수능끝나고는 맥주도 먹고ㅎㅎ. 서로가 서로를 갈구고 욕하면서도 서로 웃게되는 친구였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그 친구는 극안정빵으로 넣은 지방에 한 대학에 수시합격해서 세학기 연속 올a+를 받으면서 잘 지내고(연애도 하고 ㅎㅎ) ,저는 경기도의 한 학교로 가게됬고 좀 더 시간이 흘러서는 저는 반수, 삼수(자퇴..)를 하고 있고 그 친구는 군대에 가게됬네요.
왜 가고싶은지 알 수도 없이 그저 허상을 쫒듯 공부하는 척만 하는 세월을 보내느라 소중한 친구와의 추억은 물론 다른 여러가지 즐거운 경험이나 기회를 버려왔던 세월인 것 같습니다. 학교까지 자퇴하고 막다른 길에 몰리니까 감성적이 되서 그런지 지나온 세월이 후회되더라고요.
이 얘기를 친구한테 하니까 친구는 '이미 지나온 세월인데 후회하지마라. 너 지금 해야되는거 잘 마무리해야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한테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임마, 너 감성적일 시간 없다'이렇게 말해주더군요.
하.. 요즘 삼수를 선언했던 때와 달리... 지켜지지 않는 계획에 우울해하고, 여태까지 그래왔다는 생각에 합리화하고 그런 관성에 녹아들어 또 후회되는 생활을 해왔네요.
중학교 꼬꼬마 시절, 고등학교 소년 시절 해왔지만 늘 실패했던 말이라 다시 말하기 너무나 무섭지만 다시, 그리고 마지막 수험생활로서 말할게요. 지금은 정말 마지막 기회고, 아쉬움은 남되 후회는 안남아야 된다고,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할거라고 다짐합니다.
지금 이 시간 이후 몇 시간 후, 며칠 후 그리고 수능 후 후회될만한 행동은 하지않겠습니다. 앞으로의 제 인생을 위해, 저를 믿어주시는 부모님을 위해, 올해 같이 시험치는 동생을 위해서 앞으로 남은 107일 핑계되지 않겠습니다, 외로워서 징징거리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앞만 보고 달려나가겠습니다.
*친구야 고맙다 덕분에 정신차릴 수 있었어. 몸 건강히 잘 지내라 형이 수능 잘치고 면회갈게 임마 형 이만 공부하러간다 새끼야 ㅋㅋ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ㅎㅎ 0
-
서바 마지막날까지 실수를 몇개씩 쳐박아버리는 ㅋㅋ 아 시빨..
-
작년에 수능 며칠 전에 트위터에 나왔었는데 올해는 안나오네요
-
멀쩡히 대학 다니다가 대가리 깨져서 군대에서 처음 수능 준비하는 사람인데(내일...
-
수학은 미적 고정이죠 아직?
-
잇다고보나요? 과도기에서 사유재산제도가 존재한다고하는데
-
그냥 대충 월에 40씩 학원비 더 낸다고 생각하셈 재수해서 성적 올리면 그 돈...
-
꼬르륵ㅆㅂ 0
밥잘쳐먹을걸 하………… ㅈㅅㅎㄴㄷ ㅈㅅㅎㄴㄷ
-
이 개무서워 0
무섭다 무서워
-
형님게이게이들아 3
제가 맨날 뻘글은 싸지만 저도 고시생이거덩요 쪽지로 그냥 상담하고싶은거 간단하게...
-
헤응모고 1-2 0
독서 40분 6 7 10 11 15 문학 15분 29 30 언매 25분 86...
-
특성화고 졸업하고 졸업하신 달에 바로 입대 말뚝박을 생각으로 입대했으나 생각을...
-
올 69랑 작수 풀면서 어려웠던 기출들 좀 돌아보려규 하는데 이거 제외하고 가장...
-
1등 4
-
보통 몇등급 뜨나요 수능에서...
-
이과면 확통 미적 기벡 다해야지
-
본인 특) 8
빼빼로 받음..
-
님들 수학 문제한테 19
a, b, c, t, x 다 뺏기면 미지수 뭐 씀?
-
스팩트럼 시선속도 문제를 푸는 도중에 고유 파장이 길수록 (관측파장-고유 파장)...
-
부대 외출하면 메가커피 있는데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들 이번 수능도...
-
제발 서울 갈 성적 나왔으면 좋겠다 진짜 너무 서울에서 학교 다니고싶네..
-
독서실 방 안에서 풀파워로 떠드는 건 뭐가 문제냐 개념 상실 뭐 그런 거냐? 1
독서실 사감 알바하는데 고3들 줄빠따 치고 싶네 경고 주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
김원중때문에 3
내가 머리자르고싶네
-
1. 사설 실모 (도깨모 1,2회 42 42 3회 3n 4회 나락) 2. 4개년...
-
[30분기적] 지구과학 파이널 벼락치기 총정리집. 전단원 총점검! 0
" 3일 남은 이시점. 제발 이것들만은!! 파이널 벼락치기로 역전합시다!! "...
-
나를 못믿겠다 2
그렇지만 내가 해왔던 공부는 믿는다
-
현강신청이 처음이라 신청 열린걸 10일에 알고 토요일 오전반 대기 걸어놨는데 대기...
-
39점 맞고 장렬히 사망
-
선생님들도 차라리 확률 좀 낮아도 건동홍 써보지라고는 하시는데 일단 하나 그냥...
-
99 0
어떤 객관식 문항의 정답입니다. 뭘까요?
-
하늘에 빌며 달려온 시간 루트로 답을 헤매던 나날만 가지 꿈을 마음에 품고기적을...
-
수능 원서 접수 전에 전화로 확인까지 받았는데 수학 미응시로 접수했는데 갑자기...
-
원과목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이미 6,9월에 비해 유의미한 표본 상승이 있었다고...
-
근데 전 작년에도 전날 밤에 잘 때까지 체감 안되더니 0
수능장 교실에 발 들였을 때부터 체감됨 올해도 그러려나 좆되는데 ㄹㅇ
-
간만에 카공하느라 카피 큰거 마시고 좋아하는 노래 무대 하나 봤는데 무슨...
-
혹시 이책 아는분 계실려나
-
이거밖에 안 풀어서 난도를 잘 모르겠어요 평균적으로 1컷 45점정도로 보면 될까요?
-
인서울 베이스 기준 두급간 이상 25%한급간 40~50% 횡보~하락 나머지라 보면 된다.
-
연계 안될거 같다는데 어떨지 과연
-
흐하하하 시발 ㅜㅜㅜ
-
저사실 레즈에요
-
오늘부터 미친듯이 체감됨.... 하.
-
재수땐 잘 치고 와라 연락 해줌.. 삼수니까 대학 친구도 아니고 고등학교 친구한테...
-
22,24,25대비 풀어보면 22수능이후로 존나 어려워졌다는걸 느낌 40점대에서...
이런분이 무서움
모든 오르비언 응원합니다
친구의 진심어린 말이 와닿네요. 충고라는 것이 원래 좋게 받아들이긴 힘든데 '이미 지나온 세월인데 후회하지마라. 너 지금 해야되는거 잘 마무리해야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한테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임마, 너 감성적일 시간 없다' ..... 정말 멋지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