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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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에
칼이 하나 생겼다
이 녹슨 칼은 속을 헤집으며
이곳저곳 상처를 낸다
사방천지 할퀴고 다닌다
베고 찌르지 않으려
베이고 찔리지 않으려
칼집을 새로 마련한다
세련된 칼집을 씌우지만
피에 젖어 찢기고 문드러져
내 가슴을 병들게 한다
어느날 그가 다가와
내 안의 칼을 감싸준다
맨손으로 덮어 나대신 베인다
피 뚝뚝 흐르지만
나는 이제는 아프지 않다
칼은 나를 해하지 못한다
아, 내 심장에
하얀 손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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